용산에 파워서플라이 교체 받으러 가는 길에 이어폰을 하나 샀다.
아침에 놓고 나온데다, 커널형 이어폰을 한번 써보고 싶었기에, 겸사겸사 싸구려로 착용감 테스트를 해볼 셈이었다.
비싼 걸 사도 안 맞아서 못 쓰면 반품도 못하니 엄청난 손해니까.(귀마개도 불편해서 잘 안 쓴다.)
가끔 묻지마 중국 이어폰 중에 괜찮은 제품이 있다고 들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나는 용산역에서 구름다리 건너 터미널 상가 지하철쪽 입구에서 왼쪽 가게에서 5000원에 샀다.(후회막심)
사진과 다른 점은 검은색이라는 점(선, 유닛 모두)


평가 100점 만점
착용감-10점 (참고로 불편하다는 LG 샤인폰 번들 이어폰(크레신 e-700 oem)이 40점)
음질-0점(최악의 이어폰이라 할 수 있는 새마을호 이어폰* 보다 떨어질지도 모른다.)

구체적인 평가
착용감: 플라스틱 유닛에 검은색 고무캡을 둘러 놓긴 했는데 딱딱하기 그지 없다. 대신 교체하라고 하늘색이랑 분홍색 캡을 여벌로 준다. (아무 필요없고 어차피 보이지도 않아 -_-;) 그거 줄돈으로 좀 더 잘 만들지
음질: 192K도 전화기 음질 이하로 만들어 주는 신비로운 이어폰. 라디오 음질은 고사하고 오래묵힌 테이프 음질도 안 나온다. 저음, 고음 공간감 이런건 사치다. 앵앵거리면서 벙벙거린다. 음을 있는 대로 찌그러뜨리는데 또 엄청 답답하다.
음량은 또 왜 이리 작은지… 사자마자 버려 버리고 싶은 게 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볼때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걸 사고 보니 이해할 것 같다. 도저히 인간이 들어줄 수 있는 음질이 아니다. 귀가 썩는다는 게 이런거구나 했다. 애니 볼때는 음악 들을때보다는 참을 만하다. 소리는 나니까.

결론: 지금까지 들어본 이어폰 중 최악의 이어폰은 새마을호 이어폰, 그 다음은 예전 MP3(한소리라는 데서 나온 1세대 MP3) 번들 이어폰이었는데 이 물건(제품이라는 말도 아깝다)은 새마을호와 우열을 다툴만하다. 당근 3위와는 엄청난 격차(3위는 그래도 음악을 들려준다.) 돈주고 사기 아깝고, 주우면 한번 들어보고 바로 버릴 수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2000원대에 팔고 있다. 완전 낚였음.
하지만 2000원 주고도 사지 말기를 바란다. 피해자를 막고 싶은 마음에서 이 포스트를 남김.



*새마을호 이어폰: 지금도 주는지는 모르겠는데 2년전까지만 해도 새마을호 특실을 끊으면 좌석마다 이어폰이 하나씩 들어있었다. 음질은 물론 그때까지 들어본 것 중 최악이어서 이런 이어폰이 또 있을까 싶었다. (단가는 1000원이라던가 2000원이라던가.)
하지만 이 이어폰을 듣고 보니 정말 세상은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_-b

Posted by 제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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