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공백후에 (맞나?) 방영된 코드 기아스 반역의 를르슈 2기이다.
하지만, 뒷북맨인 나는 그냥 연달아서 봤다. (사실 이 정도면 내 기준으론 매우 최신작;)
전체적으로 풀어놓고 싶은 이야기에 비해 시간이 부족했다는 느낌이 여실히 든다.
스토리가 막장이다. 엉터리다라고 지적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뭐 그정도는 아닌 것 같다.
다만 군데군데 뒤통수를 치는 장면들이 있는데…
중반~후반부는 미흡한 면이 결정적으로 아무튼 결말 부분에서 모든 걸 상쇄.
전체적인 평가는 매우 추천.
작화에 대해
1기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즉 작화 수준, 채색 모두 좋다. 크게 작화 붕괴가 일어난다거나 그림체가 달라지는 부분도 없다. 다만 후반부에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예) 캄보디아에 코넬리아가 간 화
내용에 대해
바야흐로 스토리는 우주로 갔다.(비꼬는 게 아님) 개인적으로 이런 걸 싫어하지는 않지만(에바에서 처음 봤을때는 신선했음) 그냥 를르슈의 반역 이야기로 끌고 나갔으면 그건 그것대로 재밌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코드 기아스는 R2에서 에반게리온이나 에스카플로네와 같은 테크트리를 타고 있다. 즉 전투는 표면적인 것일뿐, 배후 세력의 진정한 목적은 형이상학적인 차원에서 세계 그 자체를 바꾸려는 것이다. (에바: 인류보완계획, 에스카플로네: 운명개변장치)
적의 수뇌(샤를)는 세계 정복이 목적이 아니었던 것이다. 죽은 이들도 함께 살 수 있고 거짓이 없는 세계가 샤를의 목표였던 것. (근데 마리안느랑 같이 살고 싶었던게 제일 큰 이유가 아니었나싶다.)
참, 코드 기아스가 억지로 잡아늘인거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나는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이미 1기에서 샤를이 라그나뢰크의 접속, 아카샤의 검 어쩌구 하는 걸 보니 애초에 r2까지 스토리가 뻗어있었다고 본다. 물론 중간에 끼워 넣은 건 있겠지.
중반부부터는 막장 전개라고 많은 비판을 받는다. 특히 기아스 향단 학살 부분은 상당히 수위가 높았다. 근데 제일 욕먹은 부분은 계속해서 스토리에서 뒤통수를 친 것이 아닐까 한다. 아래에 후술한다.
하지만 결말에서 모든 것을 상쇄. 하지만 그 결말이 너무 슬프다는 게 최대 문제이다. -_-; 하지만 벌려놓은 내용을 수습하고 작품을 시청자의 가슴에 길이 남기 위한 (제작사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이었겠지. 애초에 를르슈는 살아남기엔 죄가 너무 많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살기를 바랐다. 사실 이 모든게 클램프(…) 때문일지도 모른다. (성전, x 등 참조)
음악에 대해
음악은 여전히 좋다 오프닝과 엔딩은 다 괜찮은데. (코드기아스때는 2기 오프닝 '해석불능'이 좀 별로였다.)
Ali Project의 2기 엔딩곡(최종 엔딩곡)은 1기만은 못한 느낌. (혹자는 알리 프로젝트 노래는 조금만 들어보면 다 비슷비슷하다고 평하기도 하던데.)
특히 R2 1기 엔딩곡 ORANGE RANGE- シアワセネイロ 는 노래도 좋고 화면 싱크로율도 높다.
최종화에 삽입된 Madder Sky와 Continued Story도 훌륭하다.
선라이즈의 뒤통수 때리기
내용 글상자에 넣으려다 따로 쓰는 게 나을것 같아 따로 쓴다.
코드기아스 R2에서 선라이즈는 엿장수 맘대로가 뭔지 보여주는데…
1. 죽을 것 같지만 죽지 않아~
코기에는 사망 플래그를 세우고도 죽지 않는 캐릭터들이 난무한다. (반면에…에휴 죽은 애들만 불쌍하다)
마오: 경찰에 집중 사격을 당하고도 뛰어난 브리타니아 의학 어쩌구 하면서 살아남.
리 신쿠: 각혈이라는 전형적인 사망 플래그와 동료의 대사. "하늘은 신쿠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다"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생존한듯 -_-; (…이라고 쓴 이유는 마지막에 비렛타 결혼식에 신쿠 얼굴이 없기 때문.)
코넬리아: 슈나이젤에게 반항하다가 뒤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듯…했으나 멀쩡, 사실 코넬리아는 전에도 그런적이 있다. 블랙 리벨리온 때도 죽을 것 같은 얼굴과 목소리로 스자쿠를 기사에 임명…했으나 사실은 살아서 암행중이었다. -_-;
길포드: 프레이야에 휩쓸려서 기아스에 걸린 눈으로 "공주님(히메 사마)" 하면서 장렬한 감동 띄워주더니, 선글라스 쓰고 멀쩡히 등장 --; 이에 코넬리아는 길포드의 손을 꼬옥 잡아주는데… -_-; (나는 솔직히 좀 웃겼다. )
나나리: 마찬가지로 프레이야에 휩쓸린 것처럼 처리. 하지만 나중에 무사히 생환;
2. 죽어야 하니까 죽어라
로로: 로로는 다른 포스트에서 후술
셜리 퍼넷: 통칭 샤리. 멀쩡하게 살아있다가 로로한테 뜬금없이 죽어버렸다. 를르슈 고립 및 마왕화 프로젝트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유페미아가 죽은것과 같은 이유. 아무튼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준 부분이 아닐까 한다. (근데 를르슈가 오열하는 장면으로 인간적인 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아주 없지는 않다.)
나이트 오브 라운즈: 나이트 오브 원은 그나마 좀 나왔지. 나머지는 뭐 순식간에 등장하자마자 사라진 애들도 있음.
지인들의 추천을 받고 뒤늦게 본 작품.
포스트 제목에 대해 언급하자면 GEASS는 고유명사임으로 기아스로 읽는 게 맞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어쩐지 기어스로 보급되어 있음. 기어스가 어감이 더 좋긴 하나. 원제를 살려서 기아스를 먼저 적고 기어스는 괄호 처리.
전체적인 평가는 매우 추천.
작화에 대해
캐릭터 디자인면에서는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청소년들은 어깨가 너무 좁아보인다. 특히 를르슈. -_-; (2차 성징이 덜 나타났나? 근데 같은 나이때 여자 캐릭터들을 보면 그런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여자캐릭터는 소녀고 성인이고 할 것 없이 모두 글래머; 이거 뭐 싫다는 건 아니지만(…) 좀 평범한 사람도 있어야지; 엑스트라를 제외하면 평범하거나 평범이하인 애들은 나나리(그나마 얘는 사춘기전이라 그런것 같고)와 니나 뿐. 결국 실질적으론 니나뿐이다.
클램프가 캐릭터 원안을 맡았다는데 어느정도까지 관여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 매우 긴 팔다리와 높은 등신 비율은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가 아니던가(…)
메카닉 디자인은 뭐 괜찮았다. 나는 잘 모르지만 제작사인 선라이즈는 메카닉물의 명가라고 하던데
(근데 처음엔 클램프가 메카닉 디자인도 했는 줄 알고 어라? 하기도 했음.)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셜리와 (역시) c.c.
내용에 대해
처음 오프닝만 봤을때는 소년물,로봇물, 모험물이 아닐까 했으나, 점점 높아지는 표현수위와 복잡해지는 스토리는 처음한 예상이 틀렸음을 예고하는데…-_-; 결정적으로 R2에 가서 산산조각이 난다.(먼산) 근데 1기 오프닝과 1화 분위기를 살려서 내 예상대로 갔어도 신나는 모험물이 됐을텐데 아쉽다. 나라를 되찾는(혹은 빼앗는) 버려진 왕자라니 전형적인 클리셰지만 좋잖아~
전체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군데군데 있다. 우선 기아스는 작품의 핵심 소재이자 가공의 능력이므로 제외하더라도. 몇가지.
첫째, 이 만화는 슈퍼로봇물이 아님에도 17세의 를르슈는 첫화에서 나이트메어 프레임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을 보인다. (…) 뭔가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듯. 본국에 있을때 배웠다고 하기는 어려운게 를르슈가 본국을 떠난 건 9~10세때
둘째, 흑의 기사단을 이끄는 를르슈의 전술이 뛰어남을 강조하는데 사실 별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표현이 제대로 안 되어있다. 스리고 를르슈는 전장에서 자신이 전략가임을 자부하는데 를르슈가 하는 것은 대부분 전술;
셋째, 저항세력이 나이트메어 프레임이라는 하이테크놀로지 무기를 만드는 게 가능한가. 기술력이 있는지도 모르지만, 자본과 복잡한 공정(즉 대규모 설비를 요한다)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불가능에 가깝다. 나이트메어 프레임을 만드는 데는 최소한 전차급 공정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로켓추진 탈출 시스템이나 많은 관절을 고려하면 오히려 공정이 더 복잡할 가능성이 크다.)
넷째, 흑의 기사단이 불어나는 속도는 솔직히 정말 빠르다. 장비를 갖추는 속도도 대단.
그외 자잘한 것.
성문(聲紋)분석 기술은 없거나 활용을 안하나 보다. 그랬으면 제로를 쉽게 잡았을 것이다.
음악에 대해
개인적으로 잘만든 작품을 수작.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 작품을 명작. 명작에서 스케일이 큰 작품을 대작으로 칭한다. (명작과 대작의 가치는 동등)
수작을 넘어 가슴속에 오래 남는 명작이나 대작이 되려면 음악이 좋아야 한다. 좋은 음악은 감정이입을 불러오며, 씬(scene)을 가슴속에 깊게 새겨준다. 음악만 들어도 감상자는 그 장면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좋은 음악을 쓰고도 별로 였던 작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에스카플로네…)
서론이 길었다. 코드 기아스의 음악은 훌륭하다. 직접 들어보라. (그래서 그런지 O.S.T도 많이 나왔더라.)
오프닝과 엔딩은 1기가 2기보다 낫다. (거기에 배경화면도 싱크로율이 높았다. 훌륭하다.
1기 오프닝도 훌륭하지만 특히 Ali project의 1기 엔딩곡은 정말 충격과 공포. 뭔가 언밸런스한 멜로디와 난해(?)한 가사는 처음엔 뭐지 했는데 두 번째 들으면서부터 중독)
거기에 점을 찍듯이 마지막 가사는 엔카풍으로 끝낸다. 오오!
아니 사실 국가-국민 이 구도는 문제가 있다. 民 앞에 國이 붙음으로써 마치 국가가 먼저 존재하고 국민이 뒤이어 생겨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회계약설에 따라 나는 선재하는 것은 인민이고, 인민이 사회계약에 따라 국가를 창설함으로써, 국민이라는 옷을 걸친 것으로 본다. 따라서 국민에게 원초척인 주권과 그에 따른 저항권도 존재하는 것이고.
바로바로님 말씀처럼, 그리고 흔히 회자되는 말처럼 국가가 없어져도 사람은 남는다.
언제쯤 이 국가예찬, 국가주의에서 이 나라와 이 나라 국민들이 헤어나올 수 있을까.